드라마

tvN드라마 '지리산'

잇츠댓트루 2021. 12. 15. 13:46

지리산

오늘은 지리산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지리산은 방연 전부터 연출진과 출연배우로 큰 기대를 했던 2021년 하반기 기대작이었다.

도깨비의 이응복 감독과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라니 드라마 팬들에게 이 조합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김은희 작가는 시그널 이후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계속 집필했는데, 오랜만에 티비엔 복귀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이 드라마를 집필하기 위한 김은희 작가의 노력을 예능에서 접하고 기대가 더 컸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겠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하고 이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으로 다가왔다. 물론 신선한 주제에 배우들의 케미가 좋은 것은 맞으나 드라마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았다. 매번 다음 주는 더 재미있겠지라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다음 화를 기다리기를 반복한 끝에 드라마가 종영했다. 개인적으로는 가면 갈수록 드라마가 재미있어지긴 했다. 하지만 과연 이 연출진과 배우가 아니었어도 이 드라마를 계속 희망을 가지고 봤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아쉬움만 주었을까

1.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싶었던 드라마

 지리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레인저'이다. 레인저라는 소재는 생소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레인저가 무슨 일을 하는지 표현하고 싶어했다.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부터 마을의 합동제사를 돕는 일, 마을 사람들에게 안전교육을 하는 일, 등산객 통제, 불법 산행 통제, 불법 약초 채취 검거 등 정말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레인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여준 것은 너무 좋았으나 레인저가 하는 일과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했으며,

드라마 속 사건이 진행되어야 했고 인물들의 서사가 보여져야 했다. 너무 많은 것을 표현해야 하면서 인물들의 서사는 아쉬움만 커졌고, 시청자들이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2. 명확하지 않은 초반 내용

 드라마는 1,2회가 굉장히 중요하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계속 볼지 보지 않을지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지리산의 1,2화에서 보여준 모습은 독특한 소재인 '레인저'뿐이다. 앞으로 이 드라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드라마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너무나도 명확하지 않다. 장르물 드라마에서 명확하지 않음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나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주제의식이 없는 것은 다르다.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가 그나마 재미있어지는 것은 드라마에서 가장 주된 이야기가 무엇인지 시청자가 눈치채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3. 과거에 치중된 시간

 지리산의 시간 구성은 독특하다. 드라마가 방영된 2021년이 아닌 2020년이 현재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거기에 더 과거인 2018년이 존재한다.

 2020년을 현재로 보는 시각은 좋다. 하지만 현재라면 현재에 치중되어야 하는데, 2018년 과거에 이야기가 치중된다. 차라리 2018년 과거의 시간에 이야기가 아예 치중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왔다 갔다 하는 드라마 속 전개에 시청자들은 혼란만 가중시키고, 2020년의 내용은 흥미가 떨어지게 만든다. 2018년을 2020년의 진행에 따라 보여준다는 것은 독특하고 좋았지만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이 부분은 연출의 아쉬움도 있었다.

 

4. 장르물로서의 아쉬움

  이 부분은 연출진에 대한 아쉬움이다. 드라마를 계속 보면서 느낀 건 이응복 감독의 연출에 대한 아쉬움이다. 로맨스 드라마로는 정점을 찍은 감독이지만, 나는 앞으로 이응복 감독이 장르물을 찍지 않으면 좋겠다.

 

 드라마 속 음악들도 드라마 내용의 긴장감을 살리기에 아쉬웠다. 또한 아주 긴박한 상황에서도 그 텐션이 그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분위기가 무겁게 추리를 해나가면서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켜야 하는 장면에서도, 역시 그 긴장감이 무겁게 유지되지 않았다. 극을 이끌어 갈 큰 줄기 중 하나인 추리 장면에 대한 집중도와 긴장감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비장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서 과도하게 비장하고,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장면에서조차 전개가 느리다.

 산의 아름다움이나 등장 배우들의 아름다운 모습, 멋진 모습 등 장면 하나하나의 연출은 좋았던 부분들도 있으나 장르물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 가기에는 아쉬웠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뒤로 가면 갈수록 조금씩이나마 재미있었다는 것.

하지만 너무 큰 기대 역시 독이었다. 그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드라마였다. 주연배우가 조금이라도 아쉬웠다면 바로 하차했을 드라마다. 좋아하는 작가, 감독, 배우들의 조합이라 더더욱 아쉬움이 크다. 대단한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런 드라마이다.

 


별점 - 6/10

★★★★★★☆☆☆

꾹 참고 본다면 후반부는 그나마 재밌는 소재가 독특한 드라마.

다른 사람이 "이 드라마 봐볼까?"라고 질문한다면 한 번 볼만하긴 하다고 하겠지만

먼저 추천하지는 않을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