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자국

200525 친구의 프로필 사진

요즘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좋았고, 편안했고 안락했다.

가족과 집은 나에게 평안을 주었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오랜만에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봤다.

고등학교 시절 꽤 친했던 친구의 프로필 속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다.

여자 세명, 남자 세명이 나온 그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내 고등학교 친구들이었고

그  중에는 나와 친했고, 보고싶었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걸 본 이후부터 나는 기분이 울적해졌다.

 

이렇게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아가는 나에 대한 회의감이었을까

오랜 그리움 속에 있던 친구의 모습을 본 멍함이었을까

이름만 들어도 궁금하고 보고싶은 그 친구에게 왜 나는 연락을 하지 않을까

아마도 연락을 하기에는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나 그 멋적스러움을 이기지 못하는거겠지

사실 연락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니깐 그런걸까

연락을 해서 반가워하는 것도 잠시일 뿐, 그 연락은 그대로 끝이 날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겠지.

 

그럼에도 연락을 하면 둘 다 많이 반가워할 것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제울 무서운 건 연락을 하면서 우리의 사이가 예전의 그 친구 사이가 아니라

멀어진 사이라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 제울 무서운 거 같다.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보지 않는 것은

그냥 왜 그걸 봐야하는지 몰라서 귀찮아서 관심없어서 안본거라고 생각했지만

반가운 친구들의 행복한 삶을 보며, 내 삶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반가운 친구들의 사진 속 더 반가운 얼굴이 나타나면 드는 이 알 수 없는 기분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는 충분히 행복하고 나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언제쯤 나와 다른 사람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만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지낼까

 

지금 드는 이 울적한 기분이 빨리 사라지면 좋겠다.

오늘은 좋은 날이니깐

'발자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526 오랜만에 보는 보이프렌드  (0) 2021.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