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좋았고, 편안했고 안락했다.
가족과 집은 나에게 평안을 주었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 오랜만에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봤다.
고등학교 시절 꽤 친했던 친구의 프로필 속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다.
여자 세명, 남자 세명이 나온 그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내 고등학교 친구들이었고
그 중에는 나와 친했고, 보고싶었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걸 본 이후부터 나는 기분이 울적해졌다.
이렇게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아가는 나에 대한 회의감이었을까
오랜 그리움 속에 있던 친구의 모습을 본 멍함이었을까
이름만 들어도 궁금하고 보고싶은 그 친구에게 왜 나는 연락을 하지 않을까
아마도 연락을 하기에는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나 그 멋적스러움을 이기지 못하는거겠지
사실 연락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니깐 그런걸까
연락을 해서 반가워하는 것도 잠시일 뿐, 그 연락은 그대로 끝이 날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겠지.
그럼에도 연락을 하면 둘 다 많이 반가워할 것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제울 무서운 건 연락을 하면서 우리의 사이가 예전의 그 친구 사이가 아니라
멀어진 사이라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 제울 무서운 거 같다.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보지 않는 것은
그냥 왜 그걸 봐야하는지 몰라서 귀찮아서 관심없어서 안본거라고 생각했지만
반가운 친구들의 행복한 삶을 보며, 내 삶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반가운 친구들의 사진 속 더 반가운 얼굴이 나타나면 드는 이 알 수 없는 기분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는 충분히 행복하고 나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언제쯤 나와 다른 사람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만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지낼까
지금 드는 이 울적한 기분이 빨리 사라지면 좋겠다.
오늘은 좋은 날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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